출제오류

[단독] 황당한 산업인력공단, 이번엔 기술사 시험지 미리 노출

어이없네

소방기술사 시험서 다음교시 시험지 미리 배부
일부 수험생만 문제 확인 후 다시 회수
피해 수험생 “공정한 시험 맞나” 분통


고용노동부의 세무사시험 특정감사에서 총체적인 부실관리가 적발돼 기관경고를 받은 한국산업인력공단(산인공)이 이번엔 소방기술사 시험에서 문제지를 미리 노출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일부 수험생들만 미리 문제지를 확인한 상황에서 시험을 치르는 등 형평성이 무너졌다는 비판이다. 피해 수험생들은 “수년을 준비해온 시험인데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1교시 시험에 2교시 시험지 배부한 산인공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인공은 전날 오전 127회 소방기술사 시험을 실시했다. 문제는 1교시에 발생했다. 일부 고사장에서 감독관들이 수험생들에게 1교시 시험지가 아닌 2교시 시험지를 나눠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산인공 측이 오류를 눈치채기 전에 시험지를 배부받은 수험생들은 다음 교시 시험 문제를 미리 확인할 수 있었던 셈이다.

복수의 수험생들에 따르면 이 같은 사태는 전국 곳곳 고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기술사 시험은 총 1~4교시로 이뤄져 있는데, 각 교시마다 쉬는 시간이 주어진다. 미리 2교시 시험지를 확인한 수험생들은 쉬는 시간을 틈타 다음 교시 시험을 준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험지 회수·교체로 시간이 지체되며 일부 고사장에서는 정해진 시험시간보다 늦게 시험이 시작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고사장은 늦게 시작한 만큼 추가 시험시간을 부여했지만 다른 고사장에서는 그러지 않는 등 일관되지 못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피해 수험생들은 복수의 고사장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산인공이 실수로 1교시 시험봉투에 2교시 시험지를 넣어 전국에 배포한 게 아니냐고 의심 중이다.

합격률 3% 미만 소방기술사… “공정한 시험 맞나” 반발

소방기술사 시험은 관련 업계 종사자가 취득할 수 있는 소방안전 관리 자격증 중 최고 난도를 자랑한다. 응시자격부터 관련 업계 9년 이상 경력자 혹은 4년제 대학교 관련 학과 졸업 후 6년 이상 경과자로 한정되는 등 응시자들 수준이 상당히 높다. 산인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이 시험 합격률은 2.49%에 불과하다. 대규모 건설현장 등에는 소방기술사를 의무적으로 일정 인원 배치해야 하지만 전국 소방기술사는 1000여명 안팎에 불과한 만큼 인기도 좋다. 연평균 보수만 최소 1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 A씨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소방기술사는 수험생들 수준이 모두 최소 준전문가급이기에 사소한 차이로도 당락이 갈리는 시험”이라며 “구체적인 문제가 아닌 문제 제목만 잠깐 노출돼도 큰일인데 시험지 자체를 줘버렸으니 형평성에 매우 어긋난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소방기술사 업계가 워낙 좁다 보니 이렇게 불공정한 일을 겪어도 적극적으로 항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평균 준비 기간만 3년에 달하는 시험에서 억울하게 당락이 갈린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세무사시험 특정감사 종료 2주 만에 또 부실관리

산인공의 이 같은 사고는 지난 4일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세무사시험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있었다는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한 지 2주 만에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산인공이 국가전문자격시험 출제를 독점하면서도 시험 관리에는 해이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산인공이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국가기술자격시험만 496종에 달한다.

산인공이 전문자격시험에서 시험지 배부 관련 실수를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에는 토목시공기술사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에게 토질및기초기술사 시험지를 배부하는 사태가 있었다. 당시 산인공은 수험생 항의에 “본인이 시험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산인공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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