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오류

국내 첫 치유농업사 93명 합격 속 일부 응시자 집단 항의

스머프빌리지

"가지치기식 문항으로 12문항 아닌 최대 30문항으로 2시간 내 풀기 힘들어
치유농업 관련없는 문항이거나 고도의 전문성 요구 문제 출제로 주관적 평가"

네덜란드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가한 참가자의 모습. 사진=EU
네덜란드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가한 참가자의 모습. 사진=EU

[농업경제신문 이호빈 기자] 지난 20일 국내에서 처음 치러진 치유농업사 2급 시험에서 합격자 93명을 배출했다.

치유농업사는 2020년 3월 제정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신설된 국가 자격증으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농진청에서 위탁받아 시험을 주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치유농업추진단을 발족하고 같은해 7월 치유농업사 양성기관 11개소가 지정됐다.


치유농업사는 1급과 2급으로 나뉘는데 1급은 2급 자격을 갖춘 뒤 5년의 실무 경력을 쌓으면 응시할 수 있다. 이번 시행된 2급 치유농업사 시험에는 지난해 11월 1차 객관식 시험을 통과한 250명이 지난 1월 8일 2차 약·논술 시험을 치렀다.

이번 처음 치러진 시험을 두고 응시생들은 지난 10일 긴급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험 문항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에 나섰다.

치유농업사에 응시한 김형준 비대위원장은 "공지했던 약술 10문항과 논술 2문항 총 12문항이었는데, 가지치기 식으로 3-1, 3-2, 3-3 등으로 여러 문제가 출제됐다"며 "문제 하나를 여러 개의 문항으로 나누고, 그것도 모자라 관련성도 없는 문제를 출제해 실제로는 25~30문항이나 다름 없었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또 "2시간 안에 12문항을 해결하기에도 벅찬데, 30문항에 가까운 문제들을 2시간 안에 해결하는 것은 힘들다. 시험 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제공한 모의고사나 예시 문항을 살펴봐도 한 문제를 여러 문항으로 나눠서 출제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시험 문항을 받아들고 적잖이 당황했다"고 주장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치유농업과 관련 없는 문항들이 출제되거나 전문가가 아니면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이 출제됐다는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1차 때부터 문항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 진행하는 시험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며 "하지만 이번 2차 약·논술 시험 때 가지치기식 문항들과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출제된 것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차 시험 때도 '엽록체'가 '엽록소'로 잘못 출제돼 정답 처리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이번에 진행된 2차 시험은 문항 자체가 약·논술이었기 때문에 평가가 주관적이고 문항 확인을 못해 정답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또 "국민신문고에 이의제기한 결과 오류라고 볼 수 없다는 답변이 온 상태"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관계자는 "출제된 문제는 문제은행에 입고돼 보관되며, 치유농업사 자격시험은 비공개 시험이므로 문제 출제와 관련된 사항은 출제위원회에서 주관해 진행한다"고 알려왔다. 또, "문제 오류가 있을 시 자격시험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해당사항에 대해 심의해 결정한다"며 "채점은 채점기준표에 따라 진행되며, 정확하고 공정한 채점을 위해 반복적인 채점 및 검토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제1회 치유농업사 양성기관 교육에 관한 질의. 사진=국민신문고 캡처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제1회 치유농업사 양성기관 교육에 관한 질의. 사진=국민신문고 캡처

이와관련 김형준 비대위위원장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시험문제 전면재검토 및 시험채점 중지 등을 동의서와 함께 민원접수 했다"며 "우리 1기 치유농업사 응시생 80%가 넘는 200여명이 온라인 상에서 뭉쳐 하루 만에 원본으로 민원을 올렸다. 한 지역도 아닌 전국에 있는 응시생들이 이렇게 뭉쳤다는 것은 응시생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현재 양성기관이 늘어나고 있지만 1기 치유농업사 때에는 양성기관 수가 부족했다"고 말하며 "양성기관마다 교육비가 30만~120만원 정도로 편차가 컸다"고 아쉬워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치러질 치유농업사 자격 시험에 관해 "양성기관 강사진의 전문성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며 "시험출제 의원들 역시 치유농업에 관심 있고, 관련 있는 분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농진청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우리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으며, 치유농업사 실무와 취지에 맞는 시험을 출제해서 함께 상생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진청 관계자는 "치유농업법에 이해 양성기관 지정대상을 대학(산학협력단, 평생교육원)과 지방농촌진흥기관으로 이원화돼 있어 수강료 편차로 이어졌다"며 "향후 법 개정을 통해 치유농업사 양성기관 지정대상을 대학으로 일원화해 수강료 평준화를 추진하겠다"고 응답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이번 시험 결과에 대해 지난 26일까지 이의 신청을 받은 상태이며, 2월 9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은 서울특별시 농업기술센터, 농협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경대학교, 강원도 농업기술원,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산학협력단, 전주기전대학, 전라남도 농업기술원, 대구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 부산경상대학교 산학협력단, 제주도 농업기술원 등 11개소다.

치유농업사는 농업, 보건 심리, 상담을 포괄하는 전문가로, 양성기관에서 142시간 교육이수를 거쳐야만 시험 자격이 주어지며, 1차시험 객관식과 2차시험 약·논술형 시험을 치룬 후 최종 합격하면 자격증이 발급된다.

치유농업사 자격을 취득하면 의무채용 기관인 국가 및 지방자치 단체에서 치유농업서비스 및 치유농업관련교육을 하게 되며, 치유농장이나 치유마을, 치유농업기관 등에 취업해 치유농업 프로그램 기획, 개발, 운영 및 치유농업 관련 서비스 등을 이어갈 수 있다.

c.농업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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