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세무사·공인노무사’ BIG 3 차지
경쟁률 상위권은 ‘법무사·세무사·감정평가사’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평생직장은 옛말이 되고 청년 취업난을 넘어 백세시대를 맞아 은퇴 후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 이에 따라 취업이나 창업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전문자격사시험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도 대부분의 전문자격사시험에서 지원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인기 자격증은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공인회계사시험이다. 회계사시험은 최근 세무사시험과 함께 지원자 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사시험 외 모든 전문자격사시험에서 지원자 증가세 이어가”
올해는 회계사 1차시험에 1만 5413명이 지원하며 1만 4728명이 지원한 세무사시험을 누르고 최고 인기 자격시험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최근 5년간 총 지원자 수 통계에서는 회계사시험 5만 9338명, 세무사시험 5만 9828명으로 세무사시험이 우위를 나타냈다.
최근 5년간 회계사시험 지원자 수는 2018년 9916명, 2019년 9677명, 2020년 1만 874명, 2021년 1만 3458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무사시험도 2018년 1만 438명, 2019년 1만 496명, 2020년 1만 1672명, 2021년 1만 2494명 등으로 꾸준히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다.
공인노무사시험도 최근 인기 상종가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8261명이 출원하며 회계사, 세무사시험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특히 2018년 4744명이 지원했고 2019년 6211명, 2020년 7549명, 2021년 7654명이 출원하는 등 증가폭이 큰 점이 눈에 띈다.
다음으로는 법무사시험이 5647명의 지원자가 출사표를 던지며 인기를 끌었다. 법무사시험의 최근 지원자 수는 2018년 3704명, 2019년 4135명, 2020년 4413명, 2021년 4910명 등으로 상위 3개 시험에 비해서는 완만하지만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시험으로 선발한 역사가 가장 짧은 행정사시험에도 4776명이 지원하며 저력을 보였다. 행정사시험의 경우 2018년 2941명, 2019년 3352명, 2020년 3074명, 2021년 4183명이 출원했다. 행정사시험은 도입 첫해인 지난 2013년 무려 1만 1712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나 공무원 경력 등으로 시험을 전혀 치르지 않고 자격증을 받는 전부 면제자가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면서 2회에는 출원자가 3562명으로 급감,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감정평가사시험에는 4513명, 변리사시험에 3713명이 지원했으며 다른 시험과 달리 최근 지원자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관세사시험에는 2313명이 지원했다. 감평사시험의 경우 2018년 지원자가 1711명으로 다른 시험에 비해 적었으나 2019년 2130명, 2020년 2535명, 2021년 4019명 등으로 적지 않은 규모로 지원자가 늘고 있다.
변리사시험은 2018년 3609명에서 2019년 3232명, 2020년 3055명으로 감소 추세를 나타냈지만 2021년 3380명으로 반등한 데 이어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관세사시험의 경우 2018년 3149명, 2019년 2758명, 2020년 2433명, 2021년 2593명 등으로 전반적인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1차 합격자 다수 배출되는 공인노무사시험 등 2차 합격률은 낮아”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지원자가 많을수록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경쟁률은 지원자 수 외에도 각 시험의 단계별 합격자 결정 방식과 최소합격인원 수의 차이에 큰 영향을 받는다.
먼저 각 시험의 최소합격인원(2022년 기준)을 살펴보면 회계사시험이 1100명으로 가장 많고 세무사 700명, 노무사 300명, 행정사 300명, 감평사 200명, 변리사 200명, 관세사 90명 등 순으로 뒤를 잇는다.
법무사시험은 전문자격사시험 중에서 유일하게 1차와 2차 모두 상대평가로 합격자를 선발하고 최소합격인원제도를 적용하지 않는다. 법무사시험의 선발예정인원은 130명이며 1차에서는 선발예정인원의 3배수가량을 선발한다.
회계사와 변리사시험은 1차시험에서는 최소합격인원의 2배수(2023년 2600명으로 변경)와 3배수로 합격시키는 상대평가를 적용하지만 2차에서는 회계사의 경우 매 과목 배점의 6할 이상 득점하면 합격하고(최소합격인원 미달 시 매 과목 4할 이상 득점자 중 전 과목 총득점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 변리사는 선택과목 50점 이상 득점자 중 필수과목 각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하는 절대평가를 채택하고 있다.
이 외에는 모두 1차와 2차에서 동일한 기준의 절대평가 방식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기준은 변리사 2차시험과 같은 과목별 40점(또는 40%) 이상, 평균 60점(또는 총점의 60%) 이상이며 변리사시험을 포함해 2차시험 합격자가 최소합격인원에 미달하는 경우 모든 과목에서 40점 이상 득점한 자 중 평균 점수가 높은 순서로 최소합격인원에 달할 때까지 합격시킨다.
그러나 이처럼 상대평가를 규정하고 있는 시험도 대부분 사실상 최소합격인원을 선발인원으로 하는 상대평가처럼 운영되고 있다. 평균 60점 기준을 넘는 인원이 최소합격인원에 미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공인회계사시험이 유일하게 실질적으로 상대평가에 의해 합격자를 결정했지만 최근에는 관세사시험과 노무사시험 등에서도 상대평가 선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차이에 의해 시험에 따라 경쟁률이나 1차시험, 2차시험의 합격률도 달라진다. 올해 치러진 시험에서 1차시험 응시자 수와 2차시험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경쟁률의 경우 지원자 수에서는 4위를 차지한 법무사시험이 24.2대 1(올해 2차 합격자 발표 전이라 선발예정인원 기준)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감평사 18대 1, 세무사 17.7대 1, 변리사 14.9대 1, 노무사 12.8대 1, 행정사 12.3대 1, 관세사 10.6대 1, 회계사 10.6대 1 등의 경쟁률을 형성했다. 노무사시험의 경우 과거 지원자나 1차시험 합격자 수에 비해 최소합격인원이 적어 법무사시험 못지않게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나 올해 2차 합격자가 최소합격인원을 크게 웃돌면서 경쟁률이 대폭 하락했다.
각 단계별 합격률의 경우 올해 1차시험에서는 노무사시험이 무려 60.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노무사 1차시험은 대체로 높은 합격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차 응시대상자도 많아 2차시험의 합격률은 반대로 매우 저조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노무사시험의 뒤를 이어 행정사 44.5%, 세무사 37.4%, 관세사 26.1%, 감평사 24.1%, 변리사 18%, 회계사 16.9%, 법무사 12.5% 등으로 분포했다. 1차시험에서 상대평가로 합격자를 결정하는 시험의 합격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차시험에서는 순위가 뒤집히는 결과가 나타난다. 올해 각 시험의 2차 합격률은 회계사시험이 33.3%로 가장 높았고 관세사 21.7%, 행정사 20.3%, 변리사 19.2%, 세무사 11.6%, 감평사 11.2%, 노무사 10.9% 등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자격시험이 2차에서 상대평가로 선발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냄으로써 1차 합격자가 많을수록 2차 합격은 어려워지는 구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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