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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에 유용한 국가자격증 있다

통합관리자


 

산업인력공단, 13개 소개

“현실과 거리 멀다” 반응도

“글쎄요…. 그다지 큰 도움은 안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겠지요.”

“아버지 세대만 하더라도 귀농하실 때 굳이 자격증을 따야겠다는 생각을 하시진 않은 것 같은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자격증에 관심을 많이 보이더라고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최근 내놓은 ‘귀농·귀촌에 도움이 되는 국가기술자격’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공단은 “귀농인이 증가하고 ‘농촌살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초보 귀농·귀촌인에게 유용한 자격증 13개를 소개했다.

공단이 꼽은 유망 자격증은 작물재배·특용작물·축산·농업기계 등 4개 분야다. 작물 재배 분야에선 유기농업기사·유기농업산업기사·유기농업기능사 등 3개가, 특용작물 분야에선 버섯산업기사·버섯종균기능사 등 2개가 꼽혔다.

축산기술사·축산기사·축산산업기사·축산기능사를 비롯해 지게차운전기능사·굴착기운전기능사·농기계운전기능사·농기계정비기능사 등도 이름을 올렸다. 먹거리 안전, 동물복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가 선정 이유라고 공단 측은 설명했다.

고정훈 제주 서귀포 표선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소장은 “요즘엔 농사짓는 것도 ‘맨땅에 헤딩’ 하는 식이 아니라 장비가 있어야 효율이 날 때가 많다”면서 “지역농협 등지에서 농기계를 대여해주는 곳도 많다보니 관련 자격증을 딴 뒤 과수원이나 시설하우스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정비하려는 젊은 농부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고 소장은 “굴착기운전기능사는 영농활동에 막 뛰어든 젊은이들이, 지게차운전기능사는 농협·영농법인 직원이 상대적으로 더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축산분야 자격증은 현실과 조금 거리가 멀다는 반응도 있다. 전북 정읍에서 한우를 키우는 청년농 정왕용씨(37)는 “축산기사·축산산업기사 등은 취득하기가 어렵지는 않지만 축산업에 꼭 필요한 자격증은 아니어서 의외로 호응도가 낮다”며 “오히려 ‘가축인공수정사’ 자격증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직접 가축 번식을 할 수 있는 데다 이웃농가를 도와주며 보람을 느끼고 수입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귀농·귀촌에 도움이 되는 국가기술자격이란 말 자체가 ‘난센스’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있다. 강용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의장은 “유기농업기사·유기농업기능사 등을 따면야 좋겠지만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촌 현실에선 일단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생각을 가진 청년, 귀농인 한명 한명이 귀하다”면서 “부지런함과 패기가 귀농·귀촌에 가장 유용한 자격”이라고 했다.

김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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