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치러진 금년 제28회 감정평가사 2차시험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상당수가 ‘시간 부족’ 문제를 언급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번 감정평가사 2차시험에서 느낀 특이점이나 개선을 바라는 점에 대한 질문에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문제를 내달라”, “실무 시간 안배가 힘들었다”, “전체적으로 배점에 비해 시간이 모자라는 시험이다. 시험시간이 부족하면 진짜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 임기응변이나 풀이 속도 위주가 아니라 진정한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이 되기를 바란다” 등 시간부족 문제의 개선을 바라는 의견들이 다수 제시됐다.
시간 부족 문제는 체감난이도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응답자의 56.5%가 지난해보다 이번 시험이 더 어려웠다고 평가한 것. 구체적으로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웠다”는 9.7%, “어려웠다”는 46.8%의 비중을 보였다. “비슷했다”는 38.7%, “쉬웠다”와 “훨씬 쉬웠다”는 각각 3.2%, 1.6%의 비율을 나타냈다.
수험생들, 지나친 과락률 문제 해소·기본에 충실한 출제 등 요구
시간 부족 문제 외에도 기본에 충실한 문제 출제, 지나치게 높은 과락률 지양, 과목별 과락률 편차 해소, 예시 답안 공개 등도 개선 요구 사항에 포함됐다. “자신이 획득한 점수에 대한 합리적인 인정, 자신의 부족한 점, 앞으로 공부 방향 등을 조금이라도 고려한다면 모범 예시답안은 꼭 제공돼야 한다”, “과락률을 너무 높여서 한 과목 실수로 1년을 평가받는 것은 부당하다”, “지난해 실무과락률이 80%였다. 과목간에 과락률 편차가 적었으면 한다”, “출제자가 의도한 답안에 대한 공개가 필요하다. 추상적인 출제자 강평만으로는 시험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또 “응용력도 중요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수험생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잘 쓸 수 있는 시험이 되면 좋겠다. 출제위원들은 매년 채점평에서 기본을 강조하면서 정작 문제에서는 순간적인 응용센스만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보여서 아쉽다”, “기본기에서 벗어나는 법규출제형식에서 많은 수험생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고 자격시험의 본질적 요소가 많이 훼손된 것 같다”, “열심히 기본법률과 범위에 충실히 공부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시험제도로 가는 듯하다”, “교수들의 실험정신을 이런 시험에서 발휘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학자가 아니라 평가사 준비생이다” 등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험 관리 측면에서는 “답안지를 두 권 쓸 때 감독관 확인 등은 시험 중간에 하지 말고 2권 쓴 사람들에 한해 시험이 종료된 후에 줄서서 한 명씩 2대 1로 감독관 감독 하에 별도 처리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과목별 체감난이도 평가에서는 감정평가 및 보상법규가 가장 높은 체감난이도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7.1%가 어려웠다는 평가를 내렸다. “아주 어려웠다”는 응답은 37.1%였으며 “어려웠다”는 40.3%로 집계됐다. “보통이다”는 21%, “아주 쉬웠다”는 1.6%로 저조했다.
응답자들 가운데서는 이번 감평법규 과목을 “역대급으로 어려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나치게 긴 지문과 명확성이 떨어지는 문구, 지엽적인 출제 등이 체감난이도를 대폭 끌어올린 이유가 됐다.
이번 감평법규 시험에 관해 응답자들은 “수험생의 역량을 고려한 출제가 이뤄지길 바란다. 과거 기출들의 난이도도 고려를 좀 해달라”, “이게 기본서만 봐서 될 일인가”, “문제 읽다 시간이 다 갔다”, “너무 지엽적인 문제는 출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제 지문이 길고 애매한 문구가 많았다”, “최근 판례에 의존한 구성이 아쉽다. 감평사로서 법적 판단에 유효한 문제 위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을 냈다.
감평법규 체감난이도 ‘최고’…“시험 범위 벗어난 문제 나와” 비판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매도청구권에 관한 3번 문항으로 “시험 범위를 벗어난 문제”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3번 문항과 관련해 “왜 이런 문제를 냈는지 이해가 안된다”, “무슨 감정평가사 시험에서 이 정도 수준의 법규 문제가 나오는 건지...우리는 감평사가 되고자 하는 것이지 법학자가 아니다. 주어진 시험 범위 내에서 출제해야 한다”, “기본 법률에서 벗어나 의외의 부분으로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제도 자체의 큰 결함”이라는 반응들이 나왔다.
감정평가이론은 “아주 어려웠다” 12.9%, “어려웠다” 30.6%, “보통이다” 51.6% 등의 평가를 얻었다. “쉬웠다”와 “아주 쉬웠다”는 3.2%, 1.6%로 매우 적었다.
만만치 않은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수험생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점이 눈에 띈다. 이번 감평이론 시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종합적인 문제 구성이 좋았다”, “총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사례와의 접목이 필요한 문제였다. 각론만 공부했다면 힘들었들 것으로 생각된다”, “좋은 문제로 구성됐다”, “출제를 잘한 것 같다”, “사례형과 이론적 논점을 중심으로 한 적절한 문제 구성이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출제 의도를 보다 명확하게 적시해달라는 개선 의견도 적지 않게 나왔다. “답이 여러 개 나올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다”, “문제가 의도하는 바를 더 자세하게 제시해줬으면 좋겠다”, “현업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을 문제를 낸 것에 대해선 불만이 있다. 정답이 없으니 몇 점을 득점할 수 있는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감정평가실무 과목의 체감난이도 평가는 “아주 어려웠다” 8.1%, “어려웠다” 30.6%, “보통이다” 4.19%, “쉬웠다” 16.1%, “아주 쉬웠다” 3.2% 등으로 이번 시험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체감난이도를 형성했다.
구체적인 평가도 우호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시간 안배를 고려한 출제를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감평실무에 대한 응답자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지난해에 비해 출제 오류는 상당히 적어졌고 계산보다는 판단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문제가 다수였다. 오히려 계산이 적으므로 정확성이 필요하고 판단 근거의 정확성이 중요한 시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판단의 문제가 많았다. 따라서 평가사 시험다웠다”, “적당한 난이도였다”, “실무적 상황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로 실무에 가장 적합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향후에도 이런 추세로 출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감평이론·감평실무, 긍정적 평가 많지만 시간안배·명확성 제고 등 요구도
이에 반해 “대상비교법에 따른 문제를 출제했어야 했나 싶다”, “풀이 시간이 부족했다”, “난이도는 보통이지만 논점이 많아 시간이 부족했다”, “어정쩡한 문제였다” 등의 다소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좋은 감정평가사가 되기 위해”, “부동산과 가치평가에 관심이 많고 정년 없이 일할 수 있어서”, “공익에 충실하면서 돈도 벌 수 있어서”,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니 참 매력 있는 직업이다”, “노후 준비”, “재밌는 직업이다”, “부동산 전문인이 되고 싶어서”, “평생자격증이라”, “전공 관련 업계 종사 경험으로” 등의 대답을 했다.
감정평가사 외에 준비하는 다른 시험은 응답자 대부분이 없다고 답한 가운데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답변이 소수 있었다.
응답자들의 전공은 사회과학, 경엉, 법학, 경제학, 공학 등이 가장 많은 가운데 부동산학과, 수학, 인문학, 지적학 등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감정평가사에 관심을 갖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30대가 37.1%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30.6%(25세 미만 1.6%, 25세 이상 30세 미만 29%)로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40대는 21%, 50세 이상은 11.3%의 분포를 나타냈다.
한편 감정평가사시험은 지난 2014년까지 매년 180명을 최소선발인원으로 시험을 시행했지만 감정평가사의 질적 저하 문제와 지원자 수 감소 추세를 반영해 단계적인 감축이 이뤄져 지난해부터는 150명 이상을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법령상 선발방식은 감정평가실무와 감정평가이론, 감정평가 및 보상법규의 3과목을 각각 40점 이상 득점하고 평균 점수가 60점 이상이면 합격하는 절대평가지만 합격기준 이상의 점수를 얻는 응시생이 최소선발인원을 크게 상회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최근 5년간 감정평가사 2차시험 합격인원과 합격률을 살펴보면 최소선발인원이 180명이었던 지난 △2012년 205명(13.21%) △2013년 209명(16.96%) △2014년 185명(18.32%)이었으며 최소선발인원이 160명으로 감축된 △2015년에는 162명(14.57%)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와 같이 150명을 최소선발인원으로 시행된 △지난해에는 153명(15.58%)이 합격했다. 올해는 몇 명이 최종합격의 기쁨을 누리게 될지 그 결과는 오는 9월 27일 공개될 예정이다.
출처 : 법률저널(http://www.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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