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오류

세무사들 “이러다 자격 공신력 인정받겠나”…세무사시험 ‘부실 출제’ 우려 증폭

병아리 삐약

-“과목 면제받은 사람이 문제 내고, 검토위원도 없는 자격시험 요즘 세대가 이해할까”
-수험생들 “세무사 단체 입장 왜 없나”…한국세무사회 “국세청 출신 회원들 때문에...” 



2021년 세무사 2차시험 합격자 발표 이후 2개월 가까이 시험과 관련한 ‘세무공무원 특혜’와 ‘부실 출제’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현직 세무사들 사이에서 “납세자들로부터 세무사 자격의 공신력을 인정받을 수 있겠냐”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1일 발표된 제58회 세무사 2차시험에서 세법학1부 과목을 면제받은 세무공무원 출신들이 대거 합격하는 대신 일반 수험생들의 과락이 속출하자 집단시위, 감사 청구, 집단소송 움직임에 이어 대통령과 경제부총리를 겨냥한 헌법소원까지 청구된 상태다.

국세 행정 경력자가 시험을 면제받는 ‘세법학 1부’ 과목에서 10명 중 8명이 과락했고, 응시자의 절반(51.1%)이 0점을 받은 특정 문제의 4번 문항은 현직 세무사들이 이용하는 유료 인터넷 사이트의 실무 사례를 숫자만 바꿔 출제했다는 의혹 등에 일반 수험생들이 납득하지 못한 결과다.

여기다 출제위원 가운데 국세청 공무원 출신이 포함된 것이 드러나 고용노동부가 개입 여부를 조사 중이고, 문제 오류 등을 최종 확인하는 ‘검토위원’도 없이 시험이 치러진 것으로 밝혀져 파장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시험 주관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예산 부족’을 이유로 연간 240만원에 불과한 검토위원 제도를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지난해 세무사시험과 관련한 특혜와 부실운영 의혹 제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핵심 이슈로 부각하자 세무사업계에서는 세무사 자격의 공신력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 개업 10년차인 A 세무사는 “순수 시험 출신인 내가 봐도 (세법1부 과락으로 탈락한) 수험생들이 많이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특혜와 불공정 논란이 장기화하면 세무사 자격의 공신력 문제로 귀결될 수 있는 만큼 세무사 회원단체인 한국세무사회에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세경력자 출신인 B 세무사도 “특정 과목을 면제 받은 경력자 출신이 출제위원에 포함되고 문제의 적절성을 점검하는 검토위원 마저 없는 자격시험을 요즘 세대가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며 “회원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떠나 세무사를 바라보는 납세자의 신뢰를 위해서라도 어떤 형태든 세무사 집단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법소원을 낸 세무사시험 개선연대 관계자는 “합격 커트라인이 45점인데 ‘세시연’ 구성원들은 평균 56점을 받고도 세법학1부 과락으로 탈락했는데 어떻게 의문을 품지 않겠느냐”며 “팔이 안으로 굽고, 공무원 출신 세무사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미래 세무사들을 위해 세무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고맙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이러한 여론과 관련, 한국세무사회 고위관계자는 “(수험생들의) 억울한 입장에 대해 어떻게든 표명하면 좋겠지만 세무사회에 국세청 출신 회원들이 있고 한쪽만 볼 수 없으니 공식적인 입장을 내기는 좀 어렵다”면서 “향후 세무사시험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사항을 검토해 당국과 출제기관에 건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日刊 NTN(일간NTN) (http://www.in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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